당신은 라노벨이라는 것을 읽어본적이 있으십니까? 없다면 제발 읽어보세요
급발진 죄송하지만 이렇게 재밌는 걸 지금까지 나 빼고 씹덕들끼리만 즐겼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음
와...라노벨이라는 거 진짜 재밌는 거였네... 와 진짜 뒤지게 재밌네
제가 방금 정주행을 끝낸 [어서오세요 실력지상주의 교실에] 라는 라노벨 이거 진짜 존나 재밌네요

우선 저는 소설을 읽기 이전에 애니부터 본 사람이라는 걸 밝힙니다. 사실 처음엔 소설 볼 생각도 없었고 충동적으로 애니를 봤을 뿐인데, 오타쿠답게 뭘 파던지 항상 끝까지 깊게 파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만화 버전에 소설까지 주파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후에 깨달았지만, 이것은 최적의 선택이었습니다...
[어서오세요 실력지상주의 교실에] 이하 실지주를 읽는 베스트 루트는 애니를 먼저 시청하고, 소설이나 만화를 보는겁니다. 그건 소설이 애니보다 낫기 때문이죠. 일단 스토리를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작중 배경은 일본 정부가 세운 '고도 육성 고등학교'입니다. 외부로부터 학생들을 3년 간 철저히 격리시키는 이 특수한 고등학교는, 철저한 실력지상주의를 표방하고 반을 A에서 D반으로 나누어 3년 동안 '포인트 시스템'을 이용해 경쟁시키는 체제입니다. 최종적으로 A반으로 졸업하는 반의 학생들만이 이 학교 졸업생들의 특권, 원하는 어느 회사던 대학이던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학교에 주인공, '아야노코지 키요타카'가 입학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소설의 대부분이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이게 진짜 이 소설의 묘미 중 하나라고 봅니다.. 뒤에 더 이야기하겠지만 아무튼 시작부터 자신이 '무사안일주의'라고 밝힌 주인공은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학창시절을 보내보겠다는 마음으로 입학을 하는데, 당연히 일이 마음대로 되지는 않고 여러가지 일에 휘말리게 됩니다. 최악의 반인 D반에 배정된 주인공과 친구들은 과연 A반에 올라갈 수 있을까! 같은 내용으로 전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의 키워드는 '성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인공이 가장 학생들의 수준이 떨어지는 D반에 배졍된 만큼 다들 성격적,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는 인물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인물들이 어떤 계기로 점점 성장을 이루는 것을 보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인 것입니다. 특히 라노벨인만큼 여러 히로인들이 나오는데, 진짜 툭하면 주인공한테 헬렐레 반해서 막 다 같이 살고 이딴 클리셰적인 히로인들이 나오는 게 아니라, 각자의 캐릭터가 확실하고 주인공과의 이벤트로 인해서 다양하게 성장하거나 변하는 부분들이 좋은 필력으로 잘 표현되었기 때문에 좋다고 느꼈습니다.
더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해보자면 우선 초반부인 1,2권은 사실상 전체 이야기의 프롤로그 정도로 개인적으로 느꼈습니다. (!!여기부터 스포!!)
왜냐하면 3권의 주인공의 본색이 드러나는 부분부터가 진짜 실지주 시작이기 때문이죠. 1,2권은 사실상 복선을 은은하게 깔아놓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끝까지 읽고 1,2편을 다시 읽어보면 재밌는 요소들을 많이 발견할 수가 있죠. 이 시점은 주인공이 의식해서 평범한 남고생처럼 행동하고 평범하게 지내려고 하는 시기인데, 배경지식 없이 처음부터 읽는다면 그냥 평범한 러브코미디 남주인공이라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후반부 주인공의 독백을 보면, 입학 초기의 자신은 '평범한 고교생'이 어떤지 잘 감이 잡히지 않아 여러가지로 연기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주인공이 천재를 양산하는 게 목적인 프로젝트 '화이트룸'의 최고걸작이기 때문입니다...!!!!!! <----이 설정 진짜 좋아함..제발
정확히 설명하자면, 주인공의 아버지는 정치인이며 자신이 일본의 정점에 서기 위해서 매우 어린 시기부터 아이들을 교육시켜 천재로 만드는 실험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시설의 이름이 '화이트룸'이고, 자신의 아들까지 이곳에 넣는 것입니다. '화이트룸'은 기수제인데, 주인공은 그중 가장 극악한 수준의 교육과정을 거친 4기의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왜 4기가 가장 힘드냐면, 교육 과정의 단계를 1-10까지 나누었을때 5?6?정도가 인간의 한계이고 10단계는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는데 실험삼아 이 10단계를 적용해본 것이 바로 4기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성공하라고 만든 커리큘럼이 아닌데 유일한 성공작 '천재'가 나와버린 것이죠... 먼치킨 설정 돌았다 진짜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애초에 감정 같은 게 별로 없습니다. 자신이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그런 사고 방식을 가지게 된 것이지요. 이런 주인공이 어떻게 감화될 것인가? 라는 것이 이 작품의 관전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그저 냉혈한이라고만 생각한다면 틀렸습니다.. 그렇게 마냥 차갑고 악한 소시오패스 같은 주인공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주인공이라면 그야 갭차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차가움과 대비되는 귀여움!! 상냥함!!! 그런 극한의 환경에서 자랐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야노코지는 정말로 귀엽다고요? 정말 의외의 부분에서 순수한 면이 있어서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고 엄청나게 기쁜 표정을 짓는다던지!! 물통에 손이 끼어버리는 허당스러운 모습이라던지!!! 사람을 사람이 아닌 도구로 보는 주제에 존나게 귀엽습니다. 자신이 '화이트룸' 안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 그야말로 모에합니다. 순수함뿐만 아니라 상냥함도 주목할만 한데, 기본적으로 무감정하지만 친구들을 사귀게 되자 좀 설레하고, 옆반 친구를 지나가다 순수 호의만으로 돕기도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평범한 사람이 그냥 할만한 일로 느껴지는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부러 같은 반을 리타이어 시키고 이지메 당한 트라우마가 있는 클래스메이트를 이용해먹기 위해서 다른 여자 무리에게 이지메 당하도록 유도한다던가... 9살때는 성인 6명과 싸워서 다 때려눕힌 뒤 죽여버리려고 했다던가...이런 걸 생각해보면 그런 순수함과 미세한 다정함들이 엄청나게 더 다가와버리는 겁니다. 만일 평범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분명 평범하게 상냥한 사람이 되었을 거라고요... 이런 주인공의 매력이 이 작품에서 잘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네요.
이건 이제 리뷰도 아니고 주접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주인공과 히로인들간의 관계성이 너무 맛있어서 언급하지 않고 지나갈 수 가 없네요. 사실 다양한 히로인들이 있지만, 제 픽은 카루이자와에요... 히로인 중에 '카루이자와 케이'가 있는데 일단 둘의 서사가!!! 얼마나 맛있는지 아세요!!!!! 케이는 반 여자애들의 리더 같은 존재이고, 아야노코지는 그런 케이가 반을 컨트롤하는데 유용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녀를 관찰한 결과, 괴롭힘 당하는 데에 트라우마가 있고 그런 일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강하게 행동하면서 반에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따라서 그녀를 이용하기 위해 케이와 대립하는 옆반의 여자애 무리를 자극하고, 외딴 곳에서 케이가 그들 무리에게 이지메 당하도록 유도합니다. 케이가 괴롭힙당하고 완전히 망가지자 그제야 등장해서 협력하지 않으면 네 과거를 모두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서 케이의 멘탈을 완전히 망가뜨린 뒤 그녀와 대립한 옆반 무리의 약점을 잡은 걸 보여주고 이제부터 널 지켜주겠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그렇게 케이를 완전히 포섭하고 자신에게 의지하게 합니다. 아 진짜 미친거아냐???? 진짜 개맛있다 미친... 이 장면은 이렇게 요약해서 될 장면이 아니에요 그냥.. 그냥 보세요 좀 제발 읽으라고요 이 장면 하... 자기가 직접 망가뜨린 다음에 다시 구원했다니까... 이거 오타쿠를 너무 자극하는 거 아니야?? 진짜 정정당당하게 승부해라 비겁하게 이런 환장할 수 밖에 없는 서사 주지 말고... 근데 둘의 서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고 둘의 관계에 대해 더 설명하려면 이 소설의 빌런역들에 대해서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아까 이 소설은 반들 간의 경쟁이 중심이 된다고 했죠? 따라서 빌런들은 대부분 필연적으로 타 반의 학생들이 됩니다. 특히나 주인공이 속한 D반과는 C반이 가장 사이가 안 좋죠. C반에는 류엔이라는 리더가 있는데, 반의 실질적 폭군입니다. 처음엔 비호감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캐라고 생각해요. 일단 비열하고, 치사하고, 수단을 가리지 않는 타입이기 때문에... 그러나 그는 7권이후 씹호감으로 변합니다. 그 과정을 설명하자면, D반과 사사건건 부딪쳐 온 류엔은 자꾸 D반에서 흑막짓하며 자신을 패배시키는 자식이 누군지 끌어내고 싶어합니다. 물론 주인공이지만 기가 막히게 흐리멍덩한 표정으로 존재감을 지우고 다니는 주인공을 끌어내기란 어렵습니다. 그래서 흑막과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케이를 불러내는 겁니다. 케이를 옥상으로 불러서 자신의 따까리들과 물고문(네 맞아요..) 하고 온갖 협박을 하며 흑막의 이름을 대라고 하지만... 케이는 버팁니다. 이름을 말하지 않은거죠. 여기서 가장 맛있는 부분은 류엔이 흑막이 케이를 포섭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괴롭힙 당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을 케이에게 알려준 겁니다. 지금까지 주인공을 믿고 있었는데, 그 믿음이 산산히 부서지게 되는 것이죠. 이쯤되면 말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여기서 오히려 케이의 성장이 아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극한의 상황에 몰렸는데도, 과거의 나약한 자신을 극복하고 끝까지 버틴 것이 그녀의 트라우마를 넘어서게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부분 역시 제발 직접 읽어줘... 아무튼 끝까지 케이는 불지 않았는데, 그러면 류엔이 바보같이 허탕을 친건가 싶습니다. 아니요... 주인공이 냅다 나타나는 겁니다. 학교에서 존재감을 지우고 사는 거 아니냐고요? 사실... 케이로 꼬리가 붙잡히고 케이가 협박당해 자신이 구하러 오게 되는 것까지 전부!!! 주인공의 계획이었던 겁니다!!!!!!! 자꾸 느낌표 붙여서 죄송한데 너무 짜릿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이게 바로 먼치킨의 맛TV에요!!! 하... 아무튼 자신이 놀아난 걸 알게 된 류엔은 오히려 기죽지 않고 4:1로 널 폭력으로 굴복시켜준다고 하죠. 근데 제가 아까 뭐랬습니까... 아야노코지는 9살에 훈련된 성인 6명을 때려눕히는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다고요... 사실상 전투력으로 누구도 상대가 안됩니다. 근데 그냥 이렇게 빌런을 다 패주고 하는 사이다 전개일 뿐이라면 실지주가 아닙니다. 여기서는 류엔의 서사를 주목해야 합니다. 류엔 군은 그냥 흔해빠진 비열한 악역이 아니에요. 어릴 때부터 폭력이 최고의 힘이라고 생각했고, 한번도 공포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보다 강한 상대도 몇번이고 덤벼서 기어이 굴복시키는 독종 중의 독종입니다. 따라서 주인공에게 밀어붙여지는 와중에도 기죽지 않고 몇번이고 덤벼서 이겨준다!!! 하는데, 여기부터 7권, 아니 1학년 편 최고의. 꼴포입니다. 아야노코지는 마운팅해서 류엔을 패고 있고, 류엔은 그럼에도 독기로 버티는데, 그 어떤 쾌감도 분노도 느끼지 않고 그저 무표정하게 자신을 내리치는 아야노코지를 보면서 류엔은 처음으로 '공포'를 느끼고 패배하게 되는 겁니다. 이거 제발 애니로 한번 보고 소설로 두번 보세요. 그냥 상황 설명 만으로는 이... 이게 전달이 안된다니까. 와 진짜... 서사 돌은 거 아냐? 평생 공포를 모르고 살아온 놈이 처음으로 공포를 느끼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진짜 최고... 이 장면 더 할말이 많은 데 죄다 너무 부적절해서 이만 자제할게요...
아무튼 그렇게 케이를 구하러 온 주인공은 이번에야말로 깨지지 않는 단단한 믿음의 관계를 케이와 구축하게 됩니다. 둘의 서사는 진짜 말이 안 돼요. 너무 맛있어... 싸움에서 진 뒤 류엔은 진짜 의외로 의연하게 반의 리더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합니다. 폭군이 성립되는 건 지지 않을 때만이라며... 진짜 이러기냐? 니가 이렇게 굴면 나는 시발 사랑할 수 밖에 없어... '알고보니 책임감은 있는 놈이었다' 메타라니 너무 강한 카드를 썼다. 그렇게 그대로 퇴학당하려고 하는데, 그걸 주인공이 막습니다. 왜? 흥미가 생겨서.. 한번더 쇼부 해주기를 바라는 거죠. 너 그렇게 무관심한 인간처럼 굴더니 이럴거야? 진짜 니들은 최고의 라이벌이다... 이후로 둘은 라이벌이면서도 미묘하게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최종적으로 대결하기 위해 약간 협력하는 친구인듯 친구아닌 그런 관계가 됩니다... 류엔은 진짜 남 편일때는 열받는데 우리 편일때는 존나게 든든한 놈이라 그냥 갈수록 호감됨
이렇게 주인공도 히로인도 빌런도 매력적인 실지주를 리뷰해봤는데, 사실 리뷰가 아니고 그냥 제 주접입니다. 감안하십쇼
그리고 제발 읽어줘... 제발
평점: 4.9/5